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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겨울 들녘* - 김혜경 -

ilpoong5 2008. 12. 18. 16:24


겨울 들녘 / 김혜경

지나간 계절의 흔적들로 가득 차있는
겨울이 머문 들녘


고운 망사처럼 드리운 안갯속
근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던 하늘에
아침은 오지 않았습니다


짓이겨진 가지 위 흔들거리며
동행자도 없이 빈 들을 휘몰아치던 바람 소리가
흐느끼던 나목의 울음인 것을
떨어져 묻힌 잎새를 보고야 알았습니다


사라져간 존재의 것들은
아쉬운 전설로 남아
침묵하는 겨울로 가는 길목에 서 있어
흩어진 종잇조각 같은 마음의 파편은


공허한 마음속에서
더는 다가갈 수 없는 몸부림으로
목책이 되었습니다


다시 올 아침을 기다리면서